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 (Near-term Forward Yield Spread)

단기 선도금리(Near-term Forward Yield Spread)의 의미와 해당 스프레드 지표가 주목을 받는 이유, 그리고 역사적 사례 및 생각을 정리.

단기 선도금리란?

채권시장에서 말하는 선도금리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대한 금리를 말한다. 만약 18개월/3개월 선도금리라고 한다면 18개월 뒤 미래 시점에서의 3개월 물 채권 금리를 말하며, 이때 3개월 물은 단기물이므로 단기 선도금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금리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구하는 것일까?

m년 후 시점에서의 n년 물 선도금리 공식
m년 후 시점에서의 n년 물 선도금리 공식 (출처: economy21)

계산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위 공식이 바로 선도금리를 구하는 공식이다. 공식에서 a는 m년 물의 금리, b는 (m+n)년 물의 금리를 말한다. 공식의 유도 과정은 출처인 다음 링크에 잘 설명되어 있다.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0408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를 주목하는 이유

지난 장단기 금리차 (Yield Curve Spread)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선도금리 스프레드도 비슷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데, 그중 18개월/3개월 선도금리와 3개월 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연준이 상당히 신뢰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연준의 이코노미스트가 만들었다고 한다.

선도금리 스프레드가 역전되어 마이너스가 되면 연준은 긴축 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기 시작하고, 미국채 장기물 금리는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연준의 행보를 예상하거나 투자 판단을 하는데, 활용도 높은 지표가 될 것이다.

미국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와 경기 침체
미국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와 경기 침체

Trindex 앱에서도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 차트를 제공한다. [전문가 수식 가져오기] 기능을 통해 수식을 가져와 펼쳐보면 위와 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 이후 단기 선도금리 역전 사례

차트에 미국채 10년 물 금리와 미국의 기준 금리를 추가하고 확대해 보자. 각 선도금리 역전 시기마다 연준의 통화 정책과 미국채 10년 물 금리의 방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1, 2차 오일 쇼크 이후 80년대 초

80년대 초 단기 선도금리 역전
80년대 초 단기 선도금리 역전

1970년대는 1, 2차 오일 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기다. 1981년 후반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미국채 10년 물 금리가 당시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Trindex의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 데이터는 1981년 하반기부터 시작하는데, 이미 역전되어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미국채 10년 물 금리가 꺾이기 시작한다. 선도금리의 역전 강도나 기간을 알 수 없어 시그널로 간주하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그리고 경기 침체 또한 이미 진행 중이라 선도금리 역전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부분인지는 알 수 없다.

80년대 말

1989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1989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저축대부조합 위기(1986~1995)로 혼란스러웠던 1989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모습이다. 재미있는 것은 역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연준의 정책 금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선도금리 역전 후 10년 물 미국채 금리는 잠깐 하락하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준금리를 따라 큰 추세에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경기 침체는 피해 가지 못했다.

1995년

1995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1995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저축대부조합 위기 이후 침체되었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연준은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1994년 2월 기습적인 기준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1995년 초까지 지속적인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동년 중반과 후반에 단기 선도금리가 미약하게나마 역전되는 시점이 있는데, 연준은 그 시그널을 무시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 시기에는 경기 침체가 뒤따르지 않았다. 역전의 강도나 기간이 미약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전 세계가 큰 위기 없이 꾸준하게 성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남미에서 외환 위기가 발생하긴 했다.)

역전 시그널이 10년 물 미국채 금리에는 하방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이었을 뿐이고, 제대로 하락세를 탄 것은 2년 정도나 지나서다. 경기 침체가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일까?

닷컴 버블 붕괴 전

1998년, 2000-2001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1998년, 2000-2001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닷컴 버블이 붕괴되기 2년 전 즈음인 1998년 하반기에 이미 약한 수준으로 단기 선도금리가 역전되었다. 이때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준은 금리를 내렸다. 그로 인해 식어가던 주식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연준은 1999년 중반부터 다시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 중반에 들어서 선도금리가 다시 역전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연준의 대응이 늦었다. 이때가 닷컴 버블 붕괴의 시작 지점이다.

이 차트에서 볼 수 있는 두 번의 선도금리 역전 시점에서는 미국채 10년 물 금리 추이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첫 번째 역전에서는 하방 압력이 작용했지만 곧 반등하기 시작한다. 신호가 미약했던 모양인지 뒤따르는 경기 침체도 없다.

반면에 두 번째는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채권 투자의 적기라 생각되는 구간인데, 이 시점에서는 고평가된 주식 시장을 피해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 연준의 긴축 종료 발표만을 기다리며, 고금리 혜택을 누리는 게 옳다고 본다. 살아남은 것에 감사해야 할 시기일 테니 욕심을 버려야 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

2006년 ~ 2008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2006년 ~ 2008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1년 전인 2006년 초반, 선도금리가 역전되는 모습이 살짝 나타났다. 하지만 연준은 이를 무시하고 기준 금리 인상을 지속했다. 하반기에 들어서야 제대로 된 역전 구간이 시작되었는데, 이때에도 연준은 신호를 무시하며, 1년 넘는 시간 동안 기준 금리를 동결시켰다. 결국 리만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고, 그 사태는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어,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

2006년 초의 첫 역전 시기에서는 미국채 10년 물 금리가 상승한다.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채권 매수의 시기는 아니다. 2006년 중반에 시작되는 역전 구간 역시 기준 금리 인상 종료가 확실한 시점이 아니다. 당장 채권을 사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후 몇 달간 기준 금리 동결이 지속되며, 연준의 스탠스가 확인이 되는데, 이때부터는 채권을 조금씩 모아갈 만하다. 보란 듯이 증시가 오르거나 채권 금리가 상승해 속이 타들어가는 기간도 있겠지만 주식시장의 파티가 막바지에 이르러 폭탄 돌리기를 할 때 그 광기와 함께하는 것보다는 고금리의 이점을 누리며 한 발 빠져있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

2019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2019년 단기 선도금리 역전

코로나 창궐로 전 세계가 공포에 빠지기 전, 2019년부터 단기 선도금리의 역전이 시작되었다. 이때 연준은 직전까지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었고, 이때를 기점으로 동결에 들어간다. 이후 하반기부터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되었으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순간 코로나라는 재해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시장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결국 빠른 속도로 제로 금리로 전환, 강력한 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에 미국채 10년 물을 매수했다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론적인 해석이며, 운이 좋았을 뿐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경제적인 현상이 아니며, 시나리오에 추가할 수 있는 예상 범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시기

2022년 말 이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2022년 말 이후의 단기 선도금리 역전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완화 정책으로 인해 40년 만에 인플레이션 찾아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처에 실패한 연준은 뒤늦게나마 빠른 속도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며, 강력한 긴축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2022년 말부터 현재까지 단기 선도금리는 역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기의 역전 시그널을 연준은 철저하게 외면해야만 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선도금리 역전 초기에는 미국채 10년 물 금리에 하방 압력이 작용하는 것이 보였지만 상승하는 정책 금리와 이후 뒤따른 주식시장의 장밋빛 미래(전기차, 배터리, AI 등)에 역행하지 못하고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기 채권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 스탠스가 확인된 2024년 이후, 기준 금리와의 갭을 고려하며 접근해야 할 것이다.

정리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에 대해 시장에 나도는 내용은 다음 두 가지였다.

  1. 단기 선도금리가 역전이 되면 연준은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2. 단기 선도금리가 역전이 되면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는 하락한다.

하지만 역사적 사례를 보면 1, 2번 모두 곧이곧대로 믿었다간 크게 당할 수 있다. 연준이 선도금리 역전 시그널에 즉각적인 금리 인하로 대응했던 것은 2000년 이전의 일이며, 2000년 이후에는 예외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을 무시하면서까지 액션을 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또, 장기 채권의 금리가 하락하다가도 정책 금리의 인상이나 주식시장의 새로운 망상에 역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선도금리 스프레드를 단독으로 장기 채권 매수의 지표로 삼는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외 추가적인 지표들도 함께 고려하여 정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 위에 나온 차트들은 안드로이드 앱 Trindex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음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안드로이드 앱 Trindex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