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기대 인플레이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지표 중 하나인 BEI 지수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BEI 지수란?
BEI는 Break-even Inflation을 줄인 말로 미래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차이를 통해 그 값을 산출할 수 있으며, 이는 연평균 기대 인플레이션을 추정하는 값이 된다.
BEI 계산 방법
- 기대 인플레이션 = 명목 금리 - 실질 금리
앞서 언급했듯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산출하는 방법은 위와 같다. 이때 명목 금리로 국채 수익률을 사용하고, 실질 금리로 TIPS(물가 연동국채) 수익률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BEI를 계산할 수 있다.
- 10년 BEI = 10년물 국채 수익률 - 10년물 TIPS 수익률
- 5년 BEI = 5년물 국채 수익률 - 5년물 TIPS 수익률
10년 BEI는 향후 10년간의 연평균 기대 인플레이션 추정 값을, 5년 BEI는 향후 5년간의 연평균 기대 인플레이션을 추정 값을 나타낸다.
BEI 지수의 장점과 한계
BEI의 장점
시장에는 기대 인플레이션 자체를 보여주는 다른 지표들도 있다. 그리고 ISM 제조업 PMI 등과 같이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판단할 때 도와주는 지표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1개월 단위로 발표되고, 또, 지난달에 대한 내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후행적인 면이 강해서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때 사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BEI 지수의 경우 매일매일의 시장 상황에 맞추어 바뀌는 국채 수익률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빠르게 경착륙하는 시장에서 반등 타이밍을 가늠하는 데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BEI의 한계
반면 BEI에 한계가 있음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을 때 BEI 지수가 하락하는 등 실제 상황과 다르게 흘러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TIPS의 유동성 프리미엄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유동성 프리미엄이란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아 변동성 폭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프리미엄인데, TIPS의 시장 규모는 명목 국채 대비 1/10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따라서 유동성이 말라갈 때 명목 국채 보다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으며, 이는 TIPS의 유동성 프리미엄으로서 수익률에 추가 반영되고, BEI의 왜곡으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 TIPS 시장의 유동성 하락 > TIPS 유동성 프리미엄 상승 > TIPS 금리 상승
- TIPS 시장의 유동성 상승 > TIPS 유동성 프리미엄 하락 > TIPS 금리 하락
과거 사례로 보는 BEI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BEI 지수는 빠르게 하락했다. 이후 S&P 500 지수(^SPX)가 반등하기 전 BEI가 먼저 바닥을 형성하고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만약 이때 주식 시장 진입을 고려했다면 거의 바닥권에서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
코로나 확산 공포로 주식시장이 무너지던 2020년 3월에도 BEI 지수는 빠르게 하락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만약 이때에도 주식 시장 진입을 고려했다면 완전한 바닥은 아니지만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서 매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코로나 시국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점점 상승하던 기간을 보자. 2022년 7월 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최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15개월 동안 두 BEI 지수는 모두 구간구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앞서 말한 BEI의 한계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TIPS 유동성에 따라 유동성 프리미엄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연준이 첫 기준 금리 인상을 한 2022년 3월 이후로는 BEI가 시장의 인플레이션 보다 연준의 정책 방향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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