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기자금시장 발작 가능성이 의심되는 징조가 나타나 정리해 보았다.
단기자금시장 발작 징조?
지난달 여러 매체를 통해 공유된 중소기업중앙회 성상현 과장의 9, 10월 시장 전망에서 시장 발작 가능성을 미리 진단해 보는 지표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했다.
- 미국 지급준비금-GDP 비율
- 미국 SOFR(미국채 담보 대출 금리)-IORB(지준부리 금리) 스프레드
- 미국 EFFR(연방 기금 실효 금리: 은행 간 무담보 대출 금리)-IORB 스프레드
미국 GDP 규모 대비 지급준비금의 비율이 11% 이하로 내려가면 미국의 유동성 수준은 더 이상 긴축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이 기간에 SOFR-IORB 스프레드나 EFFR-IORB 스프레드가 0% 이상으로 올라가면 단기자금시장의 대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전했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 중 [9월 유동성 축소 시 주의사항] 단락을 참고.
9월은 별일 없이 지나갔으나 10월 초에 들어서면서 위 세 개의 지표 중 두 지표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지급준비금-GDP 비율은 11%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SOFR-IORB 스프레드가 0% 위로 튀었다가 다시 내려온 것이다.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려고 하는 것일까?
2019년 9월 레포 발작 사태
최근의 상황은 과거 2019년 레포 발작 사태를 생각나게 한다.
2018년 말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연준은 기준 금리를 2.25~2.5%를 유하면서 긴축 정책을 지속했고, 대차대조표를 꾸준히 축소해 나갔다. 상업은행의 지급준비금은 계속 감소하여 명목 GDP 대비 지준금 비율이 7% 밑으로까지 하락했으며, SOFR-IORB 스프레드는 0% 위에 머무르면서 이따금 튀어 오르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급기야 2019년 9월에는 연 2% 달하던 레포 금리가 하루 만에 10%까지 치솟는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연준은 레포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긴급하게 유동성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연준의 QT, 재무부의 국채 발행, 세금 납부 등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이라 보고 있다. 그로 인해 지급준비금이 일시에 급격히 감소하자 은행들은 지급준비금 확보를 위해 레포 시장에서의 대출 자금을 회수했고, SOFR 금리가 급등하며, 레포 시장이 발작한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와 같은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것일까?
아직은 걱정하기 이르다
Economy21의 양영빈 기자는 현 시장의 징조가 과거 레포 사태 대비 위험한 수준이 아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현재의 지급준비금 수준은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중후반(차트에서 빨간색 네모로 표시한 부분)의 SOFR-IORB 스프레드를 보면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한 것이 확인되는데, 현재의 상업은행 지급준비금 수준이 아직 그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2. 한 번의 신호로 자금 경색이 오지 않는다
다시 지난 2019년 레포 발작 이전의 SOFR-IORB 스프레드를 보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상 신호가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경우 이제 막 한 번 신호가 왔을 뿐이다.
3. 최근의 신호는 노이즈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이상 신호 시점은 분기 말이었고, 이후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보아 윈도우 드레싱(월 말, 분기 말, 혹은 연말에 금융기관들이 실적을 부풀리거나 재무 상태를 좋게 보이기 위해 자산이나 부채의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의 영향을 받은 노이즈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드(국채 선물 매도와 현물 매수 포지션으로 이익을 내는 거래. 이때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기 위해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현금을 조달하고 다시 국채를 사는 것을 반복.)가 확대되면서 발생하는 자금 수요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다음 링크는 양영빈 기자의 연준와처 기사 원문. 참고로 기사에서는 SOFR-IORB 스프레드 대신 SOFR-RRP 스프레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0.2% 보다 큰가를 따지고 있다. IORB와 RRP 금리의 갭이 0.1%이므로 SOFR-RRP > 0.1%를 착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4136
※ 위에 나온 차트들은 안드로이드 앱 Trindex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음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